— 재질 구성부터 공명 구조까지 완전 해부 분석
기타 스트링 중 가장 “밝은 사운드”의 대표격인 80/20 브론즈(80/20 Bronze). 어쿠스틱 기타를 처음 접한 초보자부터, 녹음 현장에서 강한 프레즌스가 필요한 프로 연주자까지 널리 사용하는 스트링이지만, 왜 이렇게 선명하고 화사한 톤을 내는지 과학적으로 설명된 글은 많지 않습니다.
이번 글에서는 80/20 브론즈가 본질적으로 밝아질 수밖에 없는 7가지 음향·물질·구조적 이유를 깊이 분석합니다.
1. 구성 재질: 80% 구리 + 20% 주석 → 고주파 반응 최적화
80/20 브론즈는 일반적인 포스포 브론즈(92/8)보다 주석 비율이 높은 합금입니다.
이 비율은 단순한 숫자 차이가 아닙니다. 금속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차이를 만듭니다.
- 주석(Tin): 밀도 낮고, 반사율 높고, 진동 전달 속도가 빠름
- 구리(Copper): 따뜻하고 풍부한 중음 성향
주석을 20%까지 높이면 금속의 반사 특성이 증가하고, 고음이 더 선명해지는 방향으로 이동합니다.
즉, 주석 20%의 존재가 스트링의 고음 밝기를 결정하는 핵심 재료적 요인입니다.
2. 포스포 브론즈보다 산화가 빠르지만 바로 그 초기 톤이 더 밝다
80/20 브론즈는 공기 중에서 산화가 빨리 진행됩니다.
하지만 중요한 점은 산화되기 전 초기 상태의 음색이 극도로 밝고 생생하다는 것.
- 산화 전: 해상도↑, 고음 레인지↑, 금속적 반짝임 강함
- 산화 후: 점차 따뜻하고 부드럽게 변함
즉, **초기 1~7일 사이의 톤은 ‘어쿠스틱 스트링 중 가장 밝은 영역’**을 형성합니다.
3. 탄성 계수(Young’s Modulus) 구조 → 진동 속도 증가
주석을 많이 포함한 합금은 탄성이 더 높고, 진동 시 더 빠르게 반응합니다.
이것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요?
- 피킹 → 스트링 움직임 속도 증가
- 어택이 더 빠르고 선명
- 고음과 하이 미드가 강조되고
- “쨍한 느낌”이 자연스럽게 생성
즉, 80/20 브론즈의 밝기는 단지 재질의 색깔이 아니라 물리적 진동 속도의 결과입니다.
4. 금속 표면의 미세 거칠기 → 고주파수를 더 많이 반사
80/20 브론즈 스트링은 제조 방식상 표면 산화막이 얇고, 광택이 높습니다.
광택이 높다는 것은 곧 표면이 고주파를 더 잘 반사한다는 뜻입니다.
고음역대는 파장이 짧아 표면 상태에 민감한데,
- 표면이 매끄러우면: 고주파 반사 ↑
- 표면 산화막이 얇으면: 금속 본연의 음향 특성 최대 반영
이 두 요소가 결합해
80/20 브론즈 특유의 화사함과 선명도가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.
5. 와운드 구조의 강한 어택 → 퍼커시브하고 존재감 있는 사운드
80/20 브론즈는 와운드 구조에서도 높은 강성을 유지합니다.
이로 인해 피킹 시 **초기 충격(Transient 공격음)**이 강하게 발생합니다.
그 결과:
- 스트로크 시 치찰음처럼 들리는 ‘쨍’ 소리
- 녹음에서 기타가 앞에 튀어나오는 프레즌스
- 밴드 믹스에서 보컬을 침범하지 않는 “고음 중심 사운드”
이 모든 것이 믹싱에서 존재감 있는 톤을 만들어 줍니다.
6. 공명 주파수의 중심이 고주파로 이동
80/20 브론즈 스트링을 스펙트럼 분석하면,
포스포 브론즈보다 공명 주파수의 중심이 하이 미드(2~4kHz) 영역으로 이동합니다.
이 영역은 사람의 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역으로,
결과적으로 이렇게 들립니다.
- 더 선명하다
- 더 날카롭다
- 더 가깝게 들린다
- 더 존재감 있다
즉, 사람 귀 자체가 80/20 브론즈를 밝게 들리게 만드는 구조입니다.
7. 포스포 브론즈에 없는 ‘화사한 금속음’을 갖고 있음
포스포 브론즈(92/8)에는 **인(Phosphorus)**이 들어 있어 산화를 늦추고 따뜻한 톤을 강화합니다.
반면 80/20 브론즈에는 인이 없으며, 대신 순수한 구리·주석 합금 고유의 금속성 밝음이 있습니다.
그래서 80/20 브론즈는:
- 발랄한 포크
- 스트로크 기반 CCM
- 녹음용 고음 강조 플레이
- 밝은 톤을 선호하는 싱어송라이터
에게 최적화된 스트링이 됩니다.
결론: 80/20 브론즈의 밝음은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“구조적 필연”
정리하면, 80/20 브론즈가 밝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.
- 주석 20% → 고음 반사 + 빠른 진동
- 산화 전 초기 상태의 극도로 맑은 톤
- 높은 탄성 → 빠른 어택과 선명한 응답
- 표면 광택 → 고주파 반사 증가
- 강한 와운드 어택 → 존재감 있는 스트로크 사운드
- 공명 주파수의 고음대 편중
- 포스포 브론즈보다 금속적 밝음이 두드러짐
결국 80/20 브론즈는 밝음이 아니라
밝게 들릴 수밖에 없도록 설계된 스트링입니다.
답글 남기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