– 왜 줄이 두꺼워질수록 저음이 깊어지는가?
베이스 기타의 핵심은 저음(저주파)을 안정적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이다. 많은 연주자들이 “줄이 두꺼우면 소리가 묵직해진다”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, 왜 그런지 물리적으로 정확히 이해하는 경우는 드물다. 이 글에서는 베이스 줄 굵기가 기본음(fundamental frequency)을 어떻게 결정하는지, 그리고 어떤 물리적 메커니즘 때문에 굵은 현이 더 낮고 단단한 저음을 만들어내는지를 과학적으로 정리한다.
1. 기본음 생성의 핵심 공식: 줄의 진동수는 3가지가 결정한다
베이스 현의 기본음은 물리적으로 다음 공식으로 결정된다.
f = (1 / 2L) × √(T / μ)
- f : 진동수(Hz, 기본음 높이)
- L : 진동하는 현의 길이(스케일 길이)
- T : 현에 걸린 장력(tension)
- μ : 단위 길이당 질량(linear density = 줄의 굵기와 재질로 결정)
이 공식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**μ(질량/굵기)**다.
즉, 현이 굵어질수록 μ가 증가하고, 결과적으로 기본음이 낮아진다.
2. 왜 굵은 베이스 현이 낮은 음을 만든다?
줄이 두꺼워질수록 다음 변화가 발생한다.
1) 단위 길이당 질량 증가 → 진동수가 낮아짐
굵은 현은 더 무겁기 때문에 한 번 진동할 때 느리게 움직인다.
무거운 줄 = 느린 진동 = 낮은 주파수 = 더 낮은 음
예시로 보면:
- 0.095 게이지 줄보다
- 0.105 게이지 줄이
동일한 장력과 스케일에서 더 낮은 기본음을 낸다.
2) 기본음 비중이 높아져 “두툼한 저음”이 형성됨
실제 소리는 기본음 + 배음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.
굵은 줄의 특징:
- 진동 시 기본음(1차 모드)의 에너지 비율 증가
- 고차 배음(3차, 5차)의 상대적 수치가 감소
→ 결과적으로 부드럽고 묵직한 저음이 만들어진다.
반대로 얇은 줄은 배음이 더 뚜렷해
- 날카롭고
- 밝고
- 미드 중심의
톤을 만든다.
이 차이가 바로 “얇은 줄은 트레블 성향, 굵은 줄은 로우 성향”이라는 말의 물리적 근거다.
3. 장력이 증가하면 왜 음정이 안정될까?
줄이 굵어지면 같은 음정을 만들기 위해 필연적으로 장력이 높아진다.
높은 장력은 다음 특성을 만든다.
튜닝 안정성 증가
장력이 높을수록 작은 손가락 압력 변화로 음정이 흔들리지 않는다.
공격 시 피치 드리프트 감소
강하게 때렸을 때 음정이 위로 튀는 현상(Transient Bending)이 줄어든다.
그러므로 연주가 정확하고 팀 사운드에서 저음이 안정적이다.
다이내믹 반응이 더 단단해짐
굵은 줄은
- 초반 어택이 안정적이고
- 저음이 퍼지지 않고
- 라우드 밴드 환경에서 밀리지 않는다.
이 특性은 특히 드롭 튜닝에서 중요하다. 얇은 줄은 장력이 낮아져 “고무줄 같은 현상”이 생기지만, 굵은 줄은 여전히 견고한 기본음을 유지해준다.
4. 현 굵기 변화가 파형과 스펙트럼에 미치는 영향
파형(waveform) 변화
굵은 줄 → 진폭이 크고 진동이 오래 지속(서스테인 증가)
얇은 줄 → 진폭이 작고 진동이 빠르게 사라짐
주파수 스펙트럼 변화
굵은 줄 →
- 기본음 세기 ↑
- 고차 배음 비중 ↓
→ 따뜻하고 둥근 톤
얇은 줄 →
- 배음 비중 ↑
→ 밝고 선명한 톤
이 차이는 DAW에서 실제 분석하면 명확하게 드러난다. 굵은 줄은 파형이 넓고 저주파가 뚜렷하며, 얇은 줄은 고주파가 치고 올라온다.
5. 베이스 연주 스타일별 적절한 현 굵기
1) 그루브·R&B·소울
- 45–105 또는 50–110
- 이유: 두툼한 기본음 중심의 톤이 필요
2) 락·메탈
- 50–110, 55–115
- 드롭 튜닝 시는 120–130까지도 사용
- 이유: 무너지는 로우음을 방지하고 타이트한 리프를 유지
3) 팝·CCM·컨트리
- 45–100
- 미드와 기본음 밸런스가 좋고 연주 피로도 적음
4) 슬랩 연주자
- 40–100 또는 45–105
- 이유: 배음과 어택이 살아있는 중간 굵기가 slap tone에 유리
6. 현 굵기 선택이 음정과 뉘앙스를 결정짓는 이유
베이스 톤의 약 60~70%는 현의 물리적 특성에서 나온다.
굵기 변화는 단순한 “무게 변화”가 아니라 기본음의 비율·장력·배음 구조·진동 모드를 모두 바꾼다.
즉,
현 굵기는 베이스의 “소리의 구조 자체”를 바꾸는 핵심 변수다.
결론
굵은 현일수록
- 기본음이 강하게 생성되고
- 장력이 높아 음정이 안정되며
- 저음이 더 깊고
- 서스테인이 길어진다.
얇은 현일수록
- 배음이 강조되고
- 밝고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
- 연주 피로도가 낮아진다.
베이스 줄 굵기는 단순한 취향 문제가 아니라,
소리의 근본 원리(기본음 생성 메커니즘)와 직결된 과학적 요소다.
따라서 자신의 톤 목표, 장르, 연주 스타일에 따라 굵기를 선택하면 훨씬 성숙한 사운드를 만들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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